"나 죽으면 차와 함께 묻어 줘" 고인 유언 받든 멕시코 유족

입력 2021-11-10 21:57   수정 2021-11-10 21:58


고인의 유언을 받들기 위해 크레인까지 동원한 하관식을 진행한 멕시코의 한 유족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지난 5일(현지시각) 멕시코 데일리 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사망한 멕시코의 한 남자가 생전에 애착했던 트럭과 함께 안장됐다. 유족은 고인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하관식에 크레인까지 동원했다.

이는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의 코문두라는 곳에서 평생 어업에 종사했던 한 남성 A씨가 사망한 이후 발생한 일이다. 그는 사망 수개월 전 아들로부터 자동차 선물을 받았다. 그것은 고인이 평소 타고 싶어 했던 픽업 트럭이었다.

아들은 "강한 남자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동차는 역시 픽업 트럭이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며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고 싶어 픽업 트럭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픽업 트럭이지만 A씨는 암에 걸려 건강이 악화됐다. 젊었을 때 배를 타며 몸을 혹사해 쇠약해진 그는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실을 직감한 듯 "건강 때문에 만끽하지 못한 픽업을 무덤에 넣어다오. 꼭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A씨는 픽업 트럭 선물을 받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결국 생을 마감했다. 남다른 하관식은 그가 사망하자마자 준비되기 시작했다. 고인의 뜻을 따르기로 한 유족들은 픽업을 부장품으로 함께 묻기로 했다. 아들들은 장비를 동원해 픽업이 들어갈 만큼 큰 무덤을 팠고, 일꾼들을 투입해 사방에 벽을 쌓았다.

묏자리가 완성되자 바로 대형 크레인이 동원됐다. 먼저 픽업 트럭이 묏자리에 들어갔고 이어 남자가 누운 관이 트럭 짐칸에 안치됐다. 생전에 픽업을 즐기지 못한 채 떠난 고인이 픽업 위에서 영면에 들게 됐다.

관에 부장품을 넣는 건 멕시코의 전통이다. 고인이 평소 아끼던 물건이나 술, 담배 등을 넣어주는 게 보통이다. 남자의 하관식에 참석한 장례 관계자는 "자동차가 무덤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다. 그런 유언을 남긴 사람도 대단하고, 유언을 지킨 가족들도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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